5월 초, 갑상선 초음파와 세포흡인검사를 진행한 결과 좌엽 중앙에 0.4cm (5단계), 좌엽 하단에 1.3cm (3단계) 결절이 있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후 구병원 초진을 통해 임파선 전이 소견은 없어보인다는 소견을 들었고, 수술을 예약하였습니다. 6월 2일 CT 검사에서도 림프절 전이 의심은 없음으로 확인되어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확실히 알고 싶다는 마음에, 신촌 세브란스병원 이잔디 선생님 진료도 추가로 받았습니다. 같은 검사자료라도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으니, 다각도로 확인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습니다. 다행히 신세에서도 구병원과 큰 차이 없는 소견이었고, 최종적으로 구병원 전** 선생님 수술을 선택하였습니다.
✔️수술과 입원, 그리고 회복까지
6월 24일 오전 11시 입원 후 오후 2시 반경 수술을 받았고, 같은 날 밤 8시경 회진이 있었습니다. 수술은 갑상선 좌엽 반절제술로 진행되었으며, 임파선 전이 없이 무사히 종료되었습니다. 다음날 오전 8시 외래에서 수술 부위를 초음파로 확인한 뒤, 10시에 퇴원하였습니다. 수술 후 마취가 깨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쓰라림과 묘한 뻐근함이었습니다. 피부가 종이에 베인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참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많은 후기에서 “칼에 맞은 듯한 통증”을 언급해 겁을 먹었지만, 실제 느껴본 고통은 견딜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무의식 중에 회복실에서 눈물이 맺혀 있었던 걸 보면, 아프긴 아팠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물이나 침을 삼킬 때 통증은 거의 없었고, 코로나 걸렸을 때의 인후통이 더 아팠던 기억도 있네요. 기침이나 가래도 거의 없었고, 목소리는 수술 직후 살짝 잠겼지만 대화는 가능했고 하루가 지나자 거의 회복되었습니다.
✔️수술 부위, 붓기와 흉터에 대해
목 아래 울대 부분이 불룩하게 부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빠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장님 말씀으로는 완전히 오목하게 돌아오기까지 3~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상처는 매우 깔끔하게 봉합되어 있었고, 원장님께서는 4겹으로 튼튼하게 봉합했기 때문에 “절대 터질 일 없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떠한 자세도 괜찮다고 하셨지만, 수술 직후에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만큼만 조심스럽게 활동하였습니다.
✔️병실 선택(2인실)

원래 예약했던 1인실 C타입 대신 2인실로 배정되었는데, 옆자리 환자분들이 모두 밝고 따뜻한 분들이셔서 오히려 수술 전후 긴장을 풀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건강하게 퇴원합시다!”라는 기분 좋은 응원이 오갔습니다. 식사는 부드럽고 삼키기 쉬운 식단으로 나왔으며, 씹을 때마다 목 밑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 있어 국물 위주로 호로록 먹는 방식이 가장 편했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먹을만했고, 대부분 완밥했답니다.
✔️퇴원 후 관리
다음 날 외래에서는 수술 부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출혈, 염증 여부 확인을 했고, 향후 식이·생활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들었습니다. 특히 저는 하시모토 갑상선염 가능성도 있어 관련 식단 질문을 드렸고, 원장님께서 친절하게 응대해주셨습니다. 향후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주일 후 외래: 병리조직검사 결과 확인
- 2개월 후 내원: 피검사 후 호르몬제(씬지로이드) 복용 여부 결정
진통제는 3~4일치 처방받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원장님께서도 살만하면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 씬지로이드(Synthroid, 신지로이드)란?
씬지로이드는 **레보티록신 나트륨(Levothyroxine Sodium)**이라는 성분의 합성 갑상선호르몬제입니다. 우리 몸의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T4(티록신) 호르몬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갑상선 기능이 부족할 때 이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 왜 수술 후 씬지로이드를 복용하나요?
갑상선은 체온 조절, 에너지 대사, 심장 기능, 생식 기능 등 신진대사 전반을 조절하는 중요한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그런데 갑상선 절제수술(전절제 또는 반절제)을 받게 되면, 이 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전절제는 갑상선을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에, 평생 복용이 필요합니다. 반절제를 받은 경우, 약 2개월 후 피검사(TSH, fT4 등)를 통해 남은 우엽이 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어내는지 확인합니다. 만약 갑상선 기능저하증(underactive thyroid) 상태라면, 씬지로이드를 처방받게 됩니다.
✔️구병원,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수술 후 느낀 전** 선생님의 실력과 배려는 정말 믿음직했습니다. 이미 팬이 많다고 들었지만, 저 역시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설명도 꼼꼼하게 해주시고, 수술도 정교하게 잘 해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멀리 계신 부모님께 괜찮은 척 브이를 해보기도 했지만, 사실 아프긴 아팠습니다. 그래도 “칼을 댄 수술”이라는 두려움과 달리, 차분히 회복하고 있는 제 모습에 스스로 대견함도 느껴졌습니다. 사실 수술 전에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마음이 무겁고 불안했습니다. 주변의 위로도 위로였지만, 몸에 직접 느껴지는 감각들은 온전히 나 혼자 감당해야 했기에 더욱 긴장되었지요. 그런데 막상 수술을 받고 나니, 몸도 마음도 생각보다 훨씬 잘 버텨주었다는 사실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몸을 믿고, 의료진을 믿고, 나 자신을 믿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혹시 누군가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생각보다 훨씬 잘 해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