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인생 목표는 단순합니다. 로또 1등 당첨도 아니고, 인류의 평화 같은 거창한 이상도 아닙니다. 저는 그저 무병장수, 병 없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이 꿈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오랜 시간 지켜본 엄마의 투병 생활은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약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암과 싸우며 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하시던 엄마의 모습은 제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암이라는 병이 한 사람의 삶과 몸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안타까운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암’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긴장하게 됩니다. 언젠가 암에 걸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제 내면 깊숙한 곳에 항상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혹시라도 암이 찾아온다면, 최대한 빠르게 발견해서 조기에 대응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다행히도, 저는 2011년 입사 이후, 육아휴직 기간(2020~202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건강검진을 성실히 받아왔습니다. 이 습관은 제 가족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데요, 특히 아버지의 경우 건강검진을 통해 폐암 0기 진단을 받아 조기 치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폐 주변 늑막으로 전이되기 직전의 상태였다고 들었을 때, 건강검진이 정말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건강검진, 정말 최고입니다!
✔️혹 많은 체질, 그리고 유방암에 대한 유전적 불안
저는 ‘혹부자’입니다. 체질적으로 몸 여기저기에 혹이 잘 생기는 편입니다. 갑상선에도, 유방에도, 자궁에도 혹이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출산 이후 크기 변화가 거의 없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갑상선 결절 또한 요즘에는 워낙 흔한 질환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유독 ‘유방’만큼은 늘 신경이 쓰였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유방암을 2기 말에서야 발견하셨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외삼촌의 딸, 즉 제 사촌 동생은 20대 중반에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모할머니도 70대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가족력을 고려하면, 제가 유방에 예민한 건 당연한 일입니다.
✔️2025년 검진, 나는 왜 유방외과로 바로 갔는가?
2025년 5월 초, 회사 인트라넷에서 올해 건강검진에 대한 안내 공지를 확인했습니다. 저는 십여 년간 서울에 위치한 우리원헬스케어에서 검진을 받아왔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대구 KMI에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서울 검진센터 쪽이 더 섬세하고 체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KTX 비용도 아끼고, 무엇보다 대구에서 유방외과 전문의에게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대구 병원으로 방향을 틀게 되었습니다. 물론 방사선사 선생님들의 실력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다만, 혹이 많은 제 몸에 대해 전문의가 어떤 의견을 줄지, 또 의사 손으로 직접 진단하는 초음파 검사와 상담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들어 겨드랑이 쪽에서 혹이 만져지는 듯한 느낌이 계속 신경쓰였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회사에서 주관하는 건강검진 계약업체였던 대*영상의학과를 고려해보기도 했으나, 검진표를 살펴보니 3D 자동 초음파만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사람 손으로 직접 보는 방식의 초음파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왕이면 유방외과 전문의에게 직접 진료를 받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구에 지인이 많지 않은 저로서는 병원을 추천받기 어려웠고, 결국 검색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초음파 장비가 최신식인지, 진료 방식은 어떤지, 위치는 수성구처럼 저희 집 근처인지 등을 따져가며 고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AI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혼자 검색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그렇게 찾아낸 병원이 바로 더*유외과입니다. 달구벌대로 2442에 위치한 이 병원은 2025년 3월 말에 새로 오픈한 곳으로, 유방 질환 전문 클리닉으로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홈페이지를 꼼꼼히 살펴보았고 원장님이 직접 진료를 본다는 점도 신뢰를 더했습니다.
✔️진료 결과와 세침흡인검사
2025년 5월 8일, 드디어 유외과에서 유방 및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았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갑상선과 유방 모두에 여러 개의 혹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중 일부, 갑상선 2개와 유방 1개의 혹은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비정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어 암 의심 소견을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세침흡인검사(Fine Needle Aspiration Biopsy)'를 바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검사는 마취 주사 후 아주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혹에 찔러 넣어 세포를 소량 채취하고, 채취된 세포는 병리과로 보내 염색한 후 현미경으로 정밀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혹’의 모양만 보고는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암세포인지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이 검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마취 주사도 꽤 아팠고 세포를 뽑는 과정 역시 통증이 있었습니다. 특히 목 부위를 바늘로 찌른다는 점에서 긴장도 컸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지금 이 통증이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몸의 대사와 에너지 조절에 필요한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결과는?
지금은 병리과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악성 소견이 나온다면, 그 순간부터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계획도 차근차근 세워두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빨리 발견했다는 점, 그리고 병원을 믿고 정확한 진단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이후 결과가 나오면 다시 후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글이 혹시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분, 제발 정기 건강검진, 꼭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