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관심이 많거나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아오던 사람에게조차 ‘암’이라는 진단은 당황스럽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특히 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 없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곤 합니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의학계에서 밝혀진 갑상선암의 주요 발병 요인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만약 본 또는 가족 중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분이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이해와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방사선 노출, 알고 계셨나요?
갑상선은 방사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직입니다. 특히 어린 시절 두경부(머리나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 갑상선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편도선염, 아데노이드, 피부 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1970~80년대 이전 출생자라면 해당 이력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CT, 엑스레이, 핵의학 검사를 빈번히 받는 환경 속에서 ‘누적 방사선 노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검사 전 방사선량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갑상선암 환자의 약 5%는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특히 부모나 형제자매 중 갑상선암 병력이 있다면 본인의 위험도도 증가합니다. 물론 모든 유전이 발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유전자 자체보다는 가족 간 유사한 생활환경이나 식습관, 요오드 섭취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1~2년에 한 번 정도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정기 검진은 조기 발견과 빠른 대처의 핵심입니다.
요오드, 부족해도 많아도 문제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요오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 속에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으며,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해조류 섭취량이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요오드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갑상선 세포가 자극을 받아 세포 증식이 촉진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세포 분화가 일어나면서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요오드가 너무 부족해도 갑상선 기능 저하나 결절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균형 잡힌 섭취가 중요합니다. 해조류나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분이라면 자신의 요오드 섭취량을 한 번쯤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 호르몬과의 관계
갑상선암은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이 발생합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발병률은 남성보다 약 3배 이상 높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이 갑상선 세포의 증식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가임기 여성,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 그리고 폐경 전후 여성에서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가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결절이나 암세포가 자랄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여성의 경우 정기적인 갑상선 초음파 검사는 더욱 필수적이며, 생리 주기 변화나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