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국내 여성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암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방사선 노출, 유전, 요오드 섭취 등 생물학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나는 평소에 건강한 편이었는데 왜 암에 걸렸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 해답이 지속된 스트레스와 수면의 질 저하에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왜, 어떻게 갑상선암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 기능을 억제합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여 대응합니다. 문제는 이 스트레스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이어질 경우입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세포의 정상적인 회복과 재생을 방해합니다. 갑상선 역시 면역 시스템과 밀접한 기관 중 하나로, 이러한 만성 염증 상태에서는 갑상선 세포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한 상태에서의 스트레스는 암으로의 진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즉, 감정적 스트레스가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세포 단위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문제인 것입니다.
수면 부족은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인 경우, 우리 몸은 다양한 기능에서 ‘경고등’을 켭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호르몬의 균형을 재조정하고 세포를 복구하는 중요한 회복의 시간입니다. 특히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면 갑상선 호르몬 분비에도 교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세포 대사 속도를 비정상적으로 변화시켜 종양세포의 성장 조건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면증이나 수면의 질 저하가 지속될 경우, 자율신경계가 과흥분 상태가 되어 스트레스 반응이 더욱 증폭됩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갑상선 결절에도 영향을 줍니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결절(혹)’의 형태로 발견됩니다. 이 결절은 초기에는 양성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갑상선 결절의 크기를 증가시키고, 조직 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평소에는 단순한 기능성 결절이었던 것이 오랜 시간 교란된 내분비 환경에서 세포 변이를 일으키는 배경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30~40대 여성의 경우, 육아와 일, 가정생활에서 오는 복합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결절이 커지거나 통증을 느끼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위험한 원인입니다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은 혈액검사나 초음파처럼 수치로 명확히 측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괜찮다”, “잠깐 힘든 거다”라고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기억합니다. 하루하루 쌓인 피로와 긴장은 시간이 지나며 생리적 기능을 무너뜨리고, 결국에는 ‘질병’이라는 형태로 드러납니다. 특히 갑상선암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용히, 천천히 진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와 함께, 나의 감정 상태, 스트레스 수준, 수면의 질을 점검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