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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의 원리를 이해하자!] 자가면역질환과 면역세포의 혼란, 그 끝이 암이 될 수 있을까?

by ggwari87 2025. 7. 23.

면역세포는 우리 몸의 방패입니다.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지켜주고, 내부에서 발생한 이상 세포도 감지해 제거하는 고마운 존재죠. 하지만 이 방패가 갑자기 자신의 몸을 향해 공격을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이 바로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시스템이 자신의 조직을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병적 상태입니다. 흔히 갑상선염(하시모토병),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그 자체로 만성 질환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자가면역 상태가 장기적으로 암 발생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말 면역의 혼란이 암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면역세포의 ‘혼동 상태’는 염증을 만듭니다

 

자가면역질환은 단순한 일회성 면역 오류가 아닙니다. 면역세포가 지속적으로 특정 조직을 공격하며 만성 염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염증은 몸에 경고등을 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세포 환경을 악화시키고 DNA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염증이 반복되고 회복되지 않으면 조직 내에서 세포 복제가 비정상적으로 일어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돌연변이 세포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쌓이면, 결국 암세포로 진화할 여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실제로 하시모토갑상선염이 갑상선 림프종이나 유두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으며, 루푸스 환자에서 특정 혈액암 발생률이 높다는 데이터도 존재합니다. (저 역시 유두암 진단을 받고보니 하시모토갑상선염이였죠...)

 '지나치게 활발한 면역'이 오히려 감시 기능을 망가뜨립니다

지나치게 활발한 면역의 양날의 검에 대해 다루는 일러스트입니다.
면역세포가 내 편과 내 적을 구분하지 못하는 혼란상태가 되면 면역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은 겉으로는 ‘과도한 면역 반응’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혼란은 암세포를 감지하는 면역 감시 기능을 동시에 약화시킵니다. 왜냐하면 면역 시스템이 방향을 잃고 정상 세포를 적으로 오인하는 동안, 진짜로 제거해야 할 비정상 세포는 오히려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면역세포는 '내 편'과 '적'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진 상태가 되며, 몸 전체의 면역 균형이 무너지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암세포가 초기 증식할 때 제대로 제거되지 못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가면역치료제, 이중의 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의 증상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항체 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치료제는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면역 시스템 전체를 눌러버리는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특히 장기적으로 면역 억제가 지속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암세포를 감지·제거하는 능력도 줄어듭니다. 물론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라면 전문의의 판단 아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자가면역질환을 단순히 '면역이 강하다'고 받아들이는 인식은 바뀌어야 합니다. 면역은 강함보다는 ‘균형’이 중요하다는 사실, 이 글을 통해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면역의 ‘균형’이 해답입니다

암도, 자가면역질환도 결국 면역 시스템이 어긋났을 때 생기는 결과입니다. 하나는 너무 약해서 생기는 문제(암)이고, 다른 하나는 너무 예민해서 생기는 문제(자가면역)이죠. 그래서 우리는 '면역력 강화'만을 외치기보다는, 면역의 조화와 안정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장기간의 염증성 상태는 면역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일상 속에서 면역을 ‘고르게 유지’할 수 있는 습관—예를 들어 꾸준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항염 식단, 정서적 안정—이 바로 암 예방의 뿌리가 될 수 있습니다.